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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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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33회 작성일 21-10-05 04:13

본문

10월 한 낮

 

리첸시아 고층아파트가 거만하게 서 있고

그 아래는 낮은 아파트 숲이 겸손하다.

외국산 마로니에는 여름인 듯 짙푸르고

플라타너스 가로수 그늘 아래

새파란 학생들이 버스를 기다린다.

가을빛은 나뭇잎 위에 앉았지만

벽돌에 부딪친 햇살의 파편은 따갑다.

도시 매미들 어디론가 떠난

마을 공원에는 적막이 흐른다.

늦 배롱나무 그 곱던 꽃잎도

아름다웠던 추억만 남긴 채 초라하고

긴팔 소매 옷을 입은 행인들에게서

원숙한 가을 색깔이 풍긴다.

노란 색 유치원차는 계절이 없고

빨간 우체통 역시 한 자리를 지킬 뿐

씨방까지 비워버린 하찮은 잡초들도

멀리 사라질 시간을 읽고 있다.

책가방을 맨 소녀의 발걸음을

가을 정취가 따라가고 있다.

2021.10.5


추천0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새 민소매가 긴 옷으로 바뀌니
가을향기 물씬 번져옵니다
가을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듯
시월의 한낮은 눈부시기만 합니다
고운 시월 보내시길 빕니다~

안행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익어가는
10월
떠나갈 채비로 바뿐
잡초 까지
시인님의 감성을 자극하는군요
고운 날 행복한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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