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그 가을
ㅡ 이 원 문 ㅡ
날이라도 맑으면
따뜻한 그 볕에 의지 되렴만
구름 들어오니 있는 볕 없어지고
바람까지 으시시 허기에 춥구나
물논에 벼베기 담근 발은 오죽하랴
묶음의 물볏단 그 손은 안 그럴까
차갑고 저리고 늦 가을의 심술인 듯
몇날 며칠 좋던 날이 이리도 괴롭히는지
옷 소매 내려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러면 불던 바람 아니 불어 올까
벼 잎새에 눈 찔리니 비비는 눈 눈물 난다
이 무거운 물볏단을 언제 다 끌어 내나
오늘 이 저문 들녘 내일은 어쩔런지
우리 논이고 더 많으면 덜 추울 것인데
병작에 서너마지기 떼이지나 않았으면
겨우 얻어 지은 농사 몇 가마니의 벼가 될까
맞춤의 타작 날 날굿이라도 하면 어쩌지
손 놓고 오는 길 또 저무는구나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그 시절 그 가을날
어쩌면 수확의 기쁨도 잠시뿐
세 끼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날의 기억 속에
코로나에 가을 한파까지 다가와서
일상조차 더 힘들게 하는 세상입니다~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녜, 안타까운
현실이라 싶습니다
이역만리서
모든 것들 순조롭게
풍성한 가을 맛보게 되길
기원합니다요
늘 건강 속에
향필하시길 손 모아
주께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