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내맡긴 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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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내맡긴 갈꽃 / 淸草배창호
은빛 모래톱이 출렁인다
찬 서리에 가슴 졸이는 날밤이지만
이내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니
바람에 내맡긴 하얀 꽃무릇,
신들린 나부낌이 슬프도록 찬연하다
생을 다한다는 건 지극히 슬픈 일이지만
집착이 없기에
걸림 없이 이무럽게 다가와
검붉게 여물은 가을볕이
그윽한 달빛을 마시는 느낌은
이보다 더할 수는 없었다
이내 대궁으로 사위어 가면서도
붙잡을 수 없는 홀씨 된 마음,
기약 없는 만남을 알았기에
연 날리듯 그리움일랑 바람에 띄웠으니
저 눈꽃으로 핀 더할 수 없는 사랑을!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찬 서리에 가슴 졸이는 날밤이지만
이내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니
바람에 내맡긴 하얀 꽃무릇,
신들린 나부낌이 슬프도록 찬연하다'
급하게 달려온 추위로 서리 내리고
바람에 내맡긴 갈꽃을 잘 묘사되어
감상 잘하고 귀한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추위에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어제 걸어서 출근하는 길에 만난 억새꽃
어느새 하얗게 꽃피우고 바람에 반갑게 인사하고
퇴근길에 만난 붉은 보름달은
깊어가는 가을을 그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은 시월도 고운 날 보내시길 빕니다~^^
정기모님의 댓글

가을의 깊이에서 걸음도 주춤하는 요즘입니다
남기고 떠나는 것들이 너무 시려워 보여서요
시인님 이 속에서도 이삭 한톨 주워들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