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을 깨다 / 이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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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윤숙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98회 작성일 17-09-05 10:56본문
행성을 깨다
행성을 프라이팬에 깼다
깨진 행성의 동그랗게 말린 혓바닥에 탱글탱글 웃는 달
숟가락으로 콕 찔렀다
달이 터지면서 작은 강줄기가 생겼다
나의 어느 유년이 뗏목을 타고 거스르던 강
넘실거리는 페이지 위로 떠오르는
어머니의 날숨이
오빠의 삐딱한 모자와 울다 훌쩍 키만 자란 동생과
자꾸만 떠내려가는 나를
끌어안을 때
장사 길 먼 등성을 넘어오는 아버지
기름을 두르면 부르튼
입술들이 열리고 서울로 부산으로 대전으로
뚝뚝 떨어지는 마당가로 봉숭아 채송화 접시꽃 작약 꽃
우리가 버린 낡은 행성들
떠도는 이명이 새벽처럼 울어도
닭의 유전자를 가진 우리는
어제의 행성을 계속해서 버릴 것이고
오늘이라는 행성을 또 낳을 것이다
제15회 광명전국신인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편이 독자의 눈을 매료시키는 경지에까지 도달했습니다 다음 시편이 몹씨 기다려지는
늘 좋은 시 많이 쓰십시오
이윤숙2님의 댓글의 댓글
이윤숙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시인님
전 아직 문학지에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다 조금더 습작이 필요한 것 같아
숨죽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문학지에 발표를 하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