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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을 깨다 / 이윤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윤숙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99회 작성일 17-09-05 10:56

본문

행성을 깨다

  

행성을 프라이팬에 깼다

깨진 행성의 동그랗게 말린 혓바닥에 탱글탱글 웃는 달

숟가락으로 콕 찔렀다

달이 터지면서 작은 강줄기가 생겼다

나의 어느 유년이 뗏목을 타고 거스르던 강

넘실거리는 페이지 위로 떠오르는

어머니의 날숨이

오빠의 삐딱한 모자와 울다 훌쩍 키만 자란 동생과

자꾸만 떠내려가는 나를

끌어안을 때

장사 길 먼 등성을 넘어오는 아버지

기름을 두르면 부르튼

입술들이 열리고 서울로 부산으로 대전으로

뚝뚝 떨어지는 마당가로 봉숭아 채송화 접시꽃 작약 꽃

우리가 버린 낡은 행성들

떠도는 이명이 새벽처럼 울어도

닭의 유전자를 가진 우리는

어제의 행성을 계속해서 버릴 것이고

오늘이라는 행성을 또 낳을 것이다


제15회 광명전국신인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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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편이 독자의 눈을 매료시키는 경지에까지 도달했습니다 다음 시편이 몹씨 기다려지는
늘 좋은 시 많이 쓰십시오

이윤숙2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윤숙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시인님
전 아직 문학지에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다 조금더 습작이 필요한 것 같아
숨죽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문학지에 발표를 하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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