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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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97회 작성일 21-11-18 04:44본문
당신의 시간
시간은 브레이크 없는 바퀴를 달고
같은 속도로 끝없이 달린다.
세월은 프쉬케를 양손에 들고
운명(運命)을 자유자재로 이동시킨다.
당신의 여린 목숨을 빙리화처럼 피어 올리고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쇠로 만든 나무가 되게 했다.
시련의 봄을 넘어 장마 지루한 여름을 겪고
단풍잎이 함빡 쏟아지던 날에
몇 번을 꺾일 뻔했던 강한 의지가
겨울바람 부는 언덕에 솟대처럼 서 있었다.
당신을 가둔 영역과 내가 갇힌 영역이
거반(居半) 다를 바 없는 황무지였다.
고요했던 날들은 열 손가락에 꼽히고
거친 파도가 앞길을 가로막았다.
삭풍 몰아치는 봉천동 언덕에서
당신과 나의 의지는 거꾸로 매달렸고
외가닥 남포등 심지에 꺼져가는 불꽃처럼
밤 안개 속에서 가물거릴 때
우리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진 영혼이었다.
유일하게 두드릴 문은 하늘 문이었고
쉽게 열리지 않는 걸 알았기에
지문이 닳도록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위에서 열린 문을 다시는 잠그지 못하게
박달나무 빗장을 불태우고
자물쇠를 바다 깊은 곳에 던졌다.
지금 흘러가는 시간과 그 때의 시간은
분명히 다른 걸음을 걷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그 시간을 잘 거슬렀다.
2021.11.18
댓글목록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恩波오애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흘러가는 시간과 그 때의 시간은
분명히 다른 걸음을 걷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그 시간을 잘 거슬렀다.]
녜, 시인님! 그 나라에 가기까지
끝까지 마지막 남은 시간을 잘 관리하고
잘 거슬러 가길 늘 중보 기도합니다
늘 건강 속에서 향필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특별히 환절기 조심하소서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의 언약은 영원토록 지켜내기 위해
바다에 던진 열쇠처럼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는 길이
저마다 다 다르지만 의미 있지 싶습니다
고운 11월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련의 봄을 넘어 지루한 여름을 겪고
단풍잎 떨어지는 가을을 거쳐
겨울바람 부는 언덕에 솟대처럼 선 우리
황무지인 그 곳 희망도 산산히 부서진 영혼,
나 자신의 온 길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에서
깊은 감명을 받으며 감상 잘하고 머물다 갑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녀가신 세 분의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나님의 은총이 총만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