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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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그곳은 낙원이었다.
내 첫울음이 하늘로 울려 퍼지던 날
까마귀들이 하늘 높이 날며 우짖었고
함박눈은 까칠봉을 하얗게 덮으며 다가와
숲속 마을을 신천신지로 만들었다.
연골이 여물지 않았던 나는
진달래꽃 피던 날에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고
냇가에 앉아 버들피리 맘껏 불 때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나를 잔디밭에 재웠다.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날이면 그리움을 좇아
뒷산 언덕에 올라 꿈을 노래했다.
찔레꽃이 필 무렵이면
가녀린 소녀의 얼굴에 버짐이 피어나고
핏기없는 소년은 찔레 꺾어 배를 채웠지만
맑은 눈의 아이들은 흐느끼지 않았다.
그곳에는 총검을 든 군홧발이 없었고
술을 팔며 이상한 웃음을 짓는 계집이 없었다.
도시에는 호외(號外) 신문이 뿌려지고
파란 학생들이 붉은 피를 흘렸다는 소문이 들렸지만
영웅도 열사도 없는 그곳에는
노란 달맞이꽃만 가을까지 만발했다.
어느 날 홀연히 아버지는 내 손목을 잡아 끌었고
영문을 모른체 나는 그곳을 떠났다.
나의 필림은 붉은 단풍잎이 쏟아지던날 멈췄고
가끔 꿈속에서 나는 숲길을 걷는다.
그곳 그곳을 나는 늘 그리워한다.
2021.12.2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역사의 뒤안길 따라
민주화운동의 위대한 족적 뒤엔
희생의 꽃망울이 활짝 피어 위로를 해주듯
모두 함께 편안한 세상인 그곳처럼
오늘도 정의과 평화 그리고 자유가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참 "그 곳" 잊을 수 없는 곳이빈다.
진달래 피ㄱ는 아름다운 세상
찔레꽃 필 무렵 가녀린 소녀의 얼굴
버짐이 피어나는 영문도 모르고 떠난 그곳
가끔 꿈속에서 나는 숲길을 걸으며
그곳을 나는 늘 그리워하며 하는 그곳
깊은 감명을 받으며 감상 잘하고
귀한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