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意識)의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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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03회 작성일 21-12-07 22:09본문
의식(意識)의 도주
방향을 잃은 바람이 아무 데나 부딪치고
길가 수양버들이 말 갈퀴처럼 나부낀다.
겨울 노을은 보랏빛으로 스러지고
맨발의 까치들 눈빛이 슬프다.
끝까지 버티던 잡초들은 맥없이 쓰러지고
강제로 탈의당한 나무들은 애처롭다.
바람은 귓불을 숫돌에 문지르고
수운주는 가슴을 얼음조각으로 채운다.
오늘의 일은 데자뷔가 아니다.
의식(意識)에 기대어 대상을 추상하는 마음이
두려웠던 날을 여지없이 불러와서
아무도 없는 메마른 들판에 내동댕이친다.
이런 날은 그곳으로 도망치고 싶다.
징검다리 가지런히 놓인 냇가에
마른 갈대들이 물이랑처럼 너울거리고
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은 하늘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눈꽃 송이를 퍼부을 때면
우윳빛 얼굴의 앞집 소녀가
하얀 이빨을 반짝이며 눈웃음 짓던
정겨운 마을이 마냥 그립다.
2021.12.7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윳빛 얼굴의 앞집 소녀가
하얀 이빨을 반짝이며 눈웃음 짓던
정겨운 마을이 마냥 그립다.
삭막한 세상 정겨움이 그리워지는
의식마저 잃어가는 현실인 듯 세상
속에서 지난 날이 그리워 집니다.
깊은 감명을 받으며 감상 잘하고 갑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만 바라보면 바람도
함부로 아무 데로나 불지 않고
징검다리 스쳐가는 물살도
가만 안부 전하며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두분 작가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