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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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억새 / 성백군
늦가을
산마루를
거닐던 노신사
오름길이
힘든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실바람에도
흰
머리카락은 먼 길 떠나려 하고
굽은
등은 수렁에 빠진 양 휘청거리는데
발밑, 저 유년의 산기슭에는
아직도
세상을 이기려고 악착 떨던
초록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버리면
되는데
이
나이 먹도록 포기가 안 돼
삶을
놓을 수가 없어서
골짜기에
이는 고운 단풍은 울긋불긋 피멍인 것 같고
언덕
위 나목의 힘찬 가지들은 쓸쓸합니다
그래도,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등바등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산자락 걷노라면
황금빛 억새를 만나게 됩니다
가만 보노라면 억새에게도
한 생이 보이는 듯 그냥 지나치기 그럴 때 있습니다
남은 연말도 행복 가득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성백군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앙국훈 선생님
성탄절 이브 입니다
선생님과 선생님의가정에 평화가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