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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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길
가랑잎들이 길게 누워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꿈틀거린다.
겨울 햇살은 인색하여
응달쪽에는 오다가 가버렸다.
봄이면 일찍 피던 진달래 나무가
잔뜩 움츠린 채 떨고 있지만
가지 끝에 맺힌 꽃눈들은
혹한에도 당차고 야무지다
시간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그림자의 각도(角度)는 일정하다.
머리가 없는 나무들지만
이상하리만큼 계절을 잘 읽는다.
시련의 겨울은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봄이 올줄 산은 알고 있다.
스러지지만 않고 기다리다 보면
꽃피는 그날이 찾아 온단다.
새들은 어디론가 가버렸고
그 충만하던 향기는 사라졌지만
또다시 피울 꽃망울을 움켜잡은
생강나무 몇 그루 늠름하다.
2021.12.29
댓글목록
안행덕님의 댓글

겨울 산길 걷다 보면
가느다란 나뭇 가지 대견하죠?
찬바람 모질어도 봄이 오면 새순이 나는게
시인님 따라 고적한 산길 걸어봅니다
고운하루되시고 행복하세요....^*^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저무는 길목입니다
새해도 머지 않았기에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또한 건강하사 향필하시길
은파가 믿는 구주 예수님께
늘 기도 올려 드립니다
Happy New Year!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산길은 봄 여름 가을 처럼
풍요하지 않으나 겨울 나름대로
그 추위에서도 가랑잎들이 길게
누워있는 모습에서도 그렇고 바람이
불 때마다 살아 움지이는 것 같이 꿈틀
거리는 생생한 모습에서 생동감을 줍니다.
깊은 시향에 감상 잘하고
귀한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겨울,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