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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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2회 작성일 18-05-22 13:30본문
금은화야!
[1]
난 뻐꾸기가 두 종류인 줄 알았다
그런데
너의 몸떵이 겨우살이 용케 견뎠구나
덩굴에서 뻗어 올리는 마디마디 마다
좌우로 쌍눈 달아 여린꽃대 솟구치고
날마다 변신해 쑤욱 쑤욱 밀어내고
수술로 쏘옥 웃으며 길쭉 입벌리는 꽃아!
내가 살기위해 자리를 비우는 공간에
너는 찔래꽃과 유자꽃 향을 논하며
아침엔 멧새 재롱을 구경하고
비둘기들 꾸꾸꾸 사랑 읽으며
한낮에 동박새 몸짓과
뻑꾹이 말하는 세상소리 듣고 있겠구나
한밤, 창틈으로 드는 너의 향기
검은등 뻐꾸기 말하는
소쩍새 말하는 의미들 듣고 있을
너에게 나를 전한다
사월의 소리도
오월의 소리도
유월의 소리도
너의 화려함 보다 고고한 삶에 함께 하리라
너는 진실을 말하지만
나는 알랑 방귀에 똥내 맡으며
세상을 본다
[2]
덩굴에서 눈을 달고 꽃대를 올리고
피고 지고 시들어 떨어지는
울다 웃고 시드는 너의 색깔을 보며
삼베 두른 섪은 상주 앞에
병명의 고난을 끝낸
분단장한 명주 입은 이 영안실에서
무(無)로 돌아가는 황혼 노래 무게를 보노라니
나의 삶에 너의 삶을 노래한다
불빛을 찾아 가로등에 데여 떨어지는
연약한 나방들의 세상에서
밤 바다의 철썩거림을
출렁거림의 비린 향을 탐닉하며
얽히고설킨 덩굴에서 피는 꽃아!
너는 지금 나를 향해
삶은 영화가 아니다. 웃으며 향기를 주어도
잠깐동안 피기위해 젊음을 과시하다
꽃으로 살다 지는 또 하나의 꽃이다. 라고
묵시하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벌들이 향내를 맡고
연인의 귓속말 전하듯
나는 나의 삶에
향긋한 코박이 질문을 한다
20180516/東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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