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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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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9회 작성일 22-03-25 09:45

본문

 기다리는 마음


 정민기



 장날이면 어김없이 기웃거리는 두부처럼
 내 마음은 따끈따끈하다 못해
 뜨거워서 만지지 못할 정도로 너를 기다린다
 한 발자국씩 찍으며 걸어오는 동안
 해는 이미 저물어서 바람도 돌아가고
 너는 왔던 길로 되돌아 등을 보이며 멀어져 간다
 낮과 밤 사이의 창가에 서서 그쪽을 바라보면
 너는 항상 옆모습만 보였다 안 보였다 반복하며
 내 애간장을 다 녹이고 있었다 그러나 도저히
 슬픈 눈사람처럼 녹아내리고 싶지 않다
 새벽마다 절반만 어두운 표정으로 우는 닭
 나는 그 울음소리를 네가 불러주는 자장가라고
 꿈속 네가 있는 그곳으로 기차를 타고 간다
 너는 간이역에 나무 한 그루가 되어 서 있는데
 내가 탄 기차는 멈추지 않고 간이역을
 빠져나간다 다음 역에서 내려 마음처럼 긴
 기찻길 따라 걸으며 행여 네가 가버릴까
 내내 조바심 나지만 너는 그 자리에
 때아닌 눈보라처럼 흩날릴 듯 우두커니 서 있다
 사랑아, 너는 내 마음이 황무지가 될 때마다
 꽃씨를 뿌려주며 기다리고 있었구나
 기다리는 마음 한 장에 꾹꾹 눌러쓴 너를 읽는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석양이 아름다운 형제섬 농원 펜션》 등, 동시집 《똥 빌려주세요》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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