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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4회 작성일 22-05-07 15:44

본문




 정민기



 제철이 아닌 열매가 한창 나뭇가지에 앉아
 제멋대로 재잘거리며 익어가고 있다
 하늘에서 발을 헛디뎌 구름에서 떨어지는 햇살
 사랑스럽게도 열매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고립되지 않으려고 서로 모여 쪼그리고 앉아
 동네 아줌마들처럼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 떫은 저 울음소리는 풍경 소리처럼 맑다
 열매의 배꼽 같은 꼭지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젖 먹던 힘을 다해 기억을 꽉 붙잡고 있다
 메아리가 그들의 울음소리를 고이 받아 적는다
 익어도 너무 익어버린 바람에 날아가는 열매
 몇 마리를 그저 우두커니 서서 바라만 본다
 계곡물 흐르는 가까운 곳에 모인 열매가 익는다
 익어 곯아버린 열매는 미련을 버리고 혼자 간다
 구름 징검다리와 구름 징검다리 푸른 사이로
 들여다보는 따스한 햇살의 눈빛도 익어간다
 탐스럽게 열린 열매를 따 먹기도 전에
 그것들의 영혼이 눈치를 살피며 빠져나간다
 그전에 사라졌던 꽃들은 모두 향기로웠노라고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달빛바다 달바네 에어비앤비》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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