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노숙
정민기
문밖에 내다 놓은 빈 짜장면 그릇이
신문지를 덮고 있다
바닥은 그 흔한 박스 조각 하나 없이 차디차다
제 주변의 풍경을 지우려는 듯
지친 코조차 드르렁 골지 않고 꽃잎처럼
들썩거리는 이불이 되고 싶은 신문지
앞집 현관문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삼킨다
탈수된 빨래처럼 조용한 반찬 그릇을
부모처럼 감싸 안은 짜장면 그릇
바짝 다가서서 바라보는 벽은 조금 차갑다
아파트 복도에 마련된 쪽방은 그들의 체온으로
온기가 남아 따스한 기운이 설움을 잊는다
앞일을 예언할 수 없는 현관문은 그저
떡 버티고 서 있는 것뿐이었다 열린
창문으로 기웃거리는 바람이 어루만져 준다
부드러운 손길을 걸어가다 보면
비를 막을 수 있는 처마 끝이 보일까요
바람도 맨발이라 소화가 안 된 울음을 토한다
그리움을 열고 짧은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은 꽃잎처럼 온데간데없고
빈 짜장면 그릇을 무표정으로 데려가는
중국집 배달원 뒷모습만 실루엣으로 남는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달빛바다 달바네 에어비앤비》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정민기
문밖에 내다 놓은 빈 짜장면 그릇이
신문지를 덮고 있다
바닥은 그 흔한 박스 조각 하나 없이 차디차다
제 주변의 풍경을 지우려는 듯
지친 코조차 드르렁 골지 않고 꽃잎처럼
들썩거리는 이불이 되고 싶은 신문지
앞집 현관문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삼킨다
탈수된 빨래처럼 조용한 반찬 그릇을
부모처럼 감싸 안은 짜장면 그릇
바짝 다가서서 바라보는 벽은 조금 차갑다
아파트 복도에 마련된 쪽방은 그들의 체온으로
온기가 남아 따스한 기운이 설움을 잊는다
앞일을 예언할 수 없는 현관문은 그저
떡 버티고 서 있는 것뿐이었다 열린
창문으로 기웃거리는 바람이 어루만져 준다
부드러운 손길을 걸어가다 보면
비를 막을 수 있는 처마 끝이 보일까요
바람도 맨발이라 소화가 안 된 울음을 토한다
그리움을 열고 짧은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은 꽃잎처럼 온데간데없고
빈 짜장면 그릇을 무표정으로 데려가는
중국집 배달원 뒷모습만 실루엣으로 남는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달빛바다 달바네 에어비앤비》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추천0
댓글목록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이곳은 실제로 겨울이 없어
노숙인들 많이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에 동부에서
문인 부부가 와서 함께 에코팍이란
곳을 갔는데 대학생들이 진을 치고
자기 나름 살지만 안타까웠습니다
공원의 시간 때가 있는데
당시에 허용해 준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는 하와이도 해변가에
노숙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샤워장까지 있으니까 아마도
지상 천국이라 싶습니다
몇년 전 12월에 갔는데
봄날씨 였던 기억입니다
엘에이보다 기후가 좋아서
노후에 살고 싶었습니다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노후에는 노숙이나 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