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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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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1회 작성일 22-05-11 17:24

본문

 꽃들의 역사


 정민기



 눈물에 짜디짜게 절인 꽃을 심는다
 밤의 창가에는 별이 피어나고
 몽돌처럼 서로 얼굴을 비비고 있다
 가엽게도 설렌 마음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다
 씹어 먹는 노랫소리
 궁금한 것이 많은 일도 어처구니없다
 그늘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더운 날이 온다
 나비 편지 한 장 폈다가 누가 볼까, 냉큼 접는 꽃
 계절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가혹한 바람이 채찍질하고
 따뜻하게 불어오다가도 너그러운 생각을
 휴지통에 버리고 만다
 가로등처럼 고개를 떨구고 기다리는 사람
 온종일 한 그루의 그리움만 심어 물을 주었다
 멸종된 잠은 이제 화석으로 남아 애틋하다
 거처를 옮기는 낙엽이 바스락바스락 짖고 있다
 향기는 달아나고 꽃은 이내 말라간다
 밑줄 한 번 긋지 않은 수첩에 별똥별이 떨어진다
 바람은 살뜰하게도 꽃잎을 챙긴다
 꽃들의 역사는 언제까지나 향기로워진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달빛바다 달바네 에어비앤비》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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