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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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장터
ㅡ 이 원 문 ㅡ
며칠을 기다린 아흐레 장
오늘 이 장 보면 언제 다시 볼까
칠월이래야 보리쌀 됫박이나 낼 것인데
그것도 아니면서 살 것이 이리 많은지
몇 푼 쥐고 가 봐야 걸리는 것 많은 장
실에 바늘 그리고 양잿물 사고 나면 얼마나 남을지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는 장
누구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나
언년이네 들려 점심이나 얻어 먹을까
친정 소식도 듣고 듣고 나면 뭐 하나
갈 수도 없지만 쥔 것도 없는걸
가도 아부지가 엄마만큼이나 반겨 줄까
인정도 없는 우리 아부지인데
자랄 때 보면 그리 매섭게 정을 떼는지
그래도 우리 아부지 많이 늙으셨을텐데
엄마가 살아 있으면 몇 번의 소식이 있었을 것을
나도 안 가고 들리는 소식도 없고
엄마 없는 친정 그늘이래야 누가 있나
있던 동생 다 떠나고 올케 언니래야 겉치레지 뭐
한 번 가긴 가야 하는 친정 언제 가 보나 마음만 그저
아부지 찾아 보고 옷도 한 벌 사 드려야 할텐데
오늘도 늦지 않는다 하는 장 손에 든 것 없이 노을만 지는구나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오월의 장터
며칠을 기다린 아흐레 장
시골 장은 대부분 오일장이 많은 듯한데
아흐레장 특이한 장인듯싶습니다.
귀한 시향에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봄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기다리던 오월 아흐레 장이 서면 살것도 많고 할일도 많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