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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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꽃
임춘금
봄이 왔다는 말에 냉이꽃이 피었다
이렇게 꽃이 빨리 피어서는 어쩌자는 것인지
왜 순서도 없이 들 쑥 거리며
성급하게 봄을 지나는 거냐고
이렇게 빨리 지나가면
나는 언제 왔다가 갔는지도 모를
작은 풀꽃을 마냥 기다렸을 거라고
좁쌀만 한 꽃에서 기댈 거라곤 없다지만
바닥에서 일으켜 세운 가느다란 줄기끝
종알대는 끌림이 곱더라고
나란히 앞서서 걷는 꽃 몇 송이처럼
내가 놓치고 만 사람들은
두서없이 어긋난 몇 줄의 메모처럼 흐려졌다
아직 퍼런 잎에서
낯간지럽게 터트린 꽃망울이
막혔던 물꼬를 트고 있는
아버지 맨발 옆으로 훅 달려 나가던
그 자그만 꽃 같은
뒤도 돌아보지 못하게 짧은 순간을 훅 내뱉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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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봄이 왔다고 전하는 냉이꽃
냉이 향 내음과 함께
냉이 꽃을 담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셔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