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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를 기다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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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2-06-23 15:20

본문

 선풍기를 기다리다가


 정민기



 선풍기를 기다리다가
 여름 더위를 못 이겨 쉬고 있는 선풍기의
 멱살을 움켜쥐고 나온다
 앉혀 놓고 콘센트에 코드를 꽂자
 전기를 받아먹고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약풍을 누르자 우락부락하더니
 강풍을 누르니 마구마구 화를 늘어놓는다
 양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조차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다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가 나서 창밖을 보니
 잠자리는커녕 하루살이 한 마리도
 날아다니지 않는다
 아스팔트 속에서 아지랑이 혀를 날름날름
 밖으로 내미는 한가로운 더위
 여전히 지친 기색도 없다
 어디로 들어왔는지
 파리 한 마리 앵앵거리며
 초대하기라도 한 듯 바람을 쐬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꽃들의 역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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