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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라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00회 작성일 22-06-27 06:09

본문

 생라면


 정민기



 장가도 안 간 숫총각이
 시집간 여자가 쓴 시집을 보면서
 한가로이 뒹굴뒹굴하다가
 뜬금없이 야식이 생각나서
 신라면 앞뒤로 수프를 골고루 뿌려주고는
 전자레인지에 2분 동안 돌린다

 맛이 한층 고소해진 생라면을 먹으며
 보고 있던 시집을 다시 보고 있다
 밤은 창밖에서 까맣게 탄 꼬리를 흔들다가
 반쯤 열린 창문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고소한 생라면에 까맣게 탄 혀를 길게 내민다

 날름날름 핥아 먹는 어둠
 힐끗힐끗 펼쳐진 시집을 내려다본다
 열린 창문이 혹시나 닫힐까
 조마조마한 마음조차 이내 핥아 먹고
 안개가 사라지는 듯 슬그머니 달아난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꽃들의 역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추천0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라면 먹고 싶네요
생라면 그냥 먹어도
소화 할 수 있는 위장 좋습니다
옛어른들의 말씀
돌도 삭힐 나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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