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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불빛 아래 나는 그의 눈물처럼 서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3회 작성일 22-08-13 03:08

본문

가로등 불빛 아래 나는 그의 눈물처럼 서 있다


 정민기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오르며 나는
 황홀한 빛 속에서 차마 사랑한다
 낮에 깎던 손톱 하나 햇빛을 한 움큼 받아
 어둠 속에서 어쩔 수 없는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림으로 소리치던 화가가 그림을 덮고
 반달처럼 허리를 굽힌 채 꿈속으로 들어가는 밤
 가로등 불빛 아래 나는 그의 눈물처럼 서 있다
 삼복더위는 먹다 남긴 밥상처럼 물러가고
 덕담을 나누던 빛도 새벽녘에야 잠에 빠져든다
 모여 있던 참새가 한곳으로 날아간 한낮에는
 장미가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깔깔거리며
 웃는 바람에 마시던 얼음물이 금세 다 녹았다
 늦여름의 여백은 아직도 머리 꼭대기에서
 흰옷 자락 늘어뜨리고 밤바람처럼 출렁거린다
 처음 피어난 달빛은 어느새 저물어가고
 양보하느라 나중에 피어난 달빛은
 저 홀로 지는 날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밤 내리던 이 어둠 그치면 그의 눈물도
 서서히 물거품처럼 애처로이 말라가겠지
 빛을 깎으며 몽당연필로 별을 쓰는 달의 마음
 서녘의 꽃으로 사그라들 듯 기울어진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꽃들의 역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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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처럼 어제 하늘이 활짝 개였더니
오늘 또 비소식이 전해지네요
가로등 불빛 아래  그 누군가의 눈물 반짝이듯
곱게 피어난 상사화가 살몃 웃고 있네요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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