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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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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2-08-16 11:49

본문

 곰배령 연가


 정민기



 강원도 인제군 곰배령에 가서 한 이틀 실컷
 울고 싶다가도
 행여 곰 한 마리가 우는 줄 알면 어쩌나
 선뜻 내키지 않는다 야생화들이 고개 들어
 기웃거리며 구시렁거리겠지
 곰배령 고갯길 넘지 못하고 나자빠져 버리고
 점봉산을 가득 메운 안개가 용 못 된 이무기처럼
 칡넝쿨보다도 더 지독하게 온몸을 휘감는다
 꽃 잔치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는데
 곰배령을 넘다가 털썩 주저앉은 사랑이여,
 경사 없는 완만한 구름으로 된 길인들
 너마저 보송보송할 수 있겠나
 기쁜 새소리도 차마 부르던 노래를 놓아버린다
 폭우로 탐방로가 끊겨도 구름은 서로 손잡고
 놓지 않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야트막한 언덕으로 세쌍둥이네 산장이 자리 잡아
 소탈하다가도 깔끔함으로 치장하는 마음
 사랑 한 모금에 온몸이 녹음으로 짙어진다
 점봉산 꼭대기로 구름 한 점 마음이 끌리는지
 은근슬쩍 더 가까이 앉으려고 한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꽃들의 역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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