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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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묘(素描) / 호월 안행덕
늙은 감나무 한그루
새색시 볼연지처럼 익어가는 감
벌써
누가 맛보려나
가느다란 목 늘여 빼고
담장 밖 골목길 기웃거리며 살피는데
빗장 없는 사립문 열어놓고
오늘도 빈 뜰을 서성이는 검불 같은 아낙
간절한 그리움으로 노랗게 물드는 오후
좁은 마당에는 멍석 가득히
눈 부신 햇살 안고
시어미 잔소리처럼
붉은 고추 맵싸하게 익어 가고
탱자나무 울타리 자잘한 이파리에
투명한 햇살이 몸살을 앓는다.
월간 「부산 문학 」9 월호에서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올해는 자주 내린 폭우 탓일까
많이 달린 감 때문일까
유독 감나무 가지가 많이 찢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가을햇살 아래 붉게 익어가는 홍시가 그립습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여름도 장마가 폭우로 변해
물난리를 겪은 여름이 지나고 온
가을을 만나 가을을 듣습니다.
시향이 풍기는 작품에 다녀 갑니다.
행복한 추석명절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