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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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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동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22-09-16 10:01

본문

낙엽2


침묵으로 삭아 가는
기억은 발효 냄새가 배어 있다
얼마나 길에 방치되는 걸까
얼마나 마른 시간 삼켜야 하는 걸까
저를 밟고 간 수북한 발자국 페이지는
책처럼 무겁게 편철된다

낙엽은 흐린 어둠에도 깜짝 놀란다
떠나 버린 가지의 손길이
행여 멀어질까
행여 길을 잃을까
행여 먼저 지나갈까

바람을 짊어진 먼 곳 풍문들이 몰려온다
기억은 살짝 기대도 억장이 무너진다
피폐한 햇살 들어 올려
오래 비워 둔 가지 위로 이름을 적는다
행여 그 이름처럼 다시 올까
행여 불덩이로 내려올까
행여 기억을 밝혀 줄까

공허를 흔드는 나무들은
기억의 뿌리를 내린다
낙엽 속에 일생을 새기는 무게로
외로움은 압축되고 있다

낙엽은 앓고 있다
저의 모든 것 지워야 하는
상실의 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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