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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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곡 / 淸草배창호
해맑은 하늘이 그윽한 청자를 빚었다
고추잠자리 스산한 해거름인데도
구애가 한창 시시덕 휘지르지만
잠깐 머물다 갈 시절 인연 앞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몰랐다
빼어난 곡선은 아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그렇고
휘영청 별 무리가 외등처럼 걸려 있는
메밀밭 소금꽃이 그렇다
곰삭은 한때도 사위어 가는 데
어쩌랴 호젓한 네,
애써 바라다 꽃대궁으로 남아
서릿바람이 이내 거두어갈지라도
달그림자 서린
댓 닢 소리만큼이나 깊은 그리움,
딱, 이만 치면 욕심이 아닌데도
밀물처럼 혼신을 불어넣는
사색의 베갯머리에 뉘어
텅 빈 무심만 훠이훠이!
가을 앓이에 서늘한 그리움만 귀로에 든다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잠 깨어
운영하는 네 개의 방을 잠깐 둘러보러 왔다가
댓글 달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로 좋은 시입니다.
묘사와 깊은 감정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로운 시!
안국훈님의 댓글

태풍 지나가니 서늘해진 아침 공기
코스모스 위로 높이 나는 고추잠자리
문득 찾아오는 아련한 그리움까지
완연한 가을 정취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해맑은 하늘이
그윽한 청자를 빚은 오늘 아침
태풍이 지나가면서 말끔히 쓸고가서
그런지 너무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자연 그대로 연출한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 귀한 작품에서
가을의 시어를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감상하고 갑니다.
淸草배창호 시인님 늘 건강하셔서
행복한 가을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