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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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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3회 작성일 22-09-29 11:59

본문

 목말


 정민기



 목말을 타다가 빨랫줄에 목이 걸려
 그만 미아가 되고 만 아이
 아빠는 하늘에 구름 전단지를 붙이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번개처럼 번쩍거리며
 아이를 찾느라 온종일 헤매고 있다
 허기에 지쳐 나무 아래 짐승처럼 쓰러진 적도
 한두 번이 아니라서 딱하기도 하지만
 자기의 잘못으로 구름을 잡아탄
 손오공이 된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포부는
 칡넝쿨처럼 질기게도 뻗어나가고 있다
 목말은 끝내 낡아빠져 집 앞에 가구처럼 버려지고
 기어이 비바람이 쓰다듬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다리가 불편해 오래 서 있을 수 없는 목말은
 삐딱하게 서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은 아빠의 눈물인가
 별똥별이 빗방울처럼 똑, 하고 얼굴에 떨어진다
 시간은 금방 새벽으로 건너가더니 금세 아침이다
 안녕, 안녕, 인사도 없이 가버린
 아이를 기다리는 아빠를 보았다는 사람이
 수십 명에서 수백 명으로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거금도 카페 신촌 브루》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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