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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단독으로 연주하는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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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5회 작성일 22-10-10 08:32

본문

 인생을 단독으로 연주하는 솔로


 정민기



 난 인생을 단독으로 연주하는 솔로라서
 혼자 식당에 밥 먹으러 간다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배고픈 햇살이
 유리를 야금야금 갉아 먹고는 했다
 그 부스러기가 창가 바닥에 수북이 쌓였다
 배가 고프지 않은 날에는 간단히 먹지만
 배 속에서 밥 달라고 꼬르륵 보채는 날에는
 나도 못 이기는 척
 이 인분부터 되는 메뉴를 주문시켜
 게걸스럽게 먹는다
 식당 아줌마는 진짜 개처럼 본 것인지
 고맙게도 밥 한 공기를 더 가져다준다
 창밖엔 배부른 햇살이 어느새 뒷모습을 보이고
 나는 쫄깃쫄깃한 식감에 토끼처럼
 순간 두 귀가 쫑긋해진다, 이러다가 고흐처럼
 귀를 싹둑 잘라버릴 것 같아
 발라먹은 생선 가시처럼 조심히 내려놓는다
 솔로라도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커피 한 잔으로 완벽하게 속을 달래준다
 식당 문을 나서려는데 커플이 손잡고 들어온다
 어쩔 수 없이 솔로인 내가 옆으로 비켜준다
 솔로라서 매너로 단단하게 무장하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거금도 카페 신촌 브루》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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