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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가에는 비가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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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2-11-04 07:49

본문

 나의 눈가에는 비가 스쳐 지나간다


 정민기



 하늘 진열장에 흐트러져 있는 구름 정리하는 동안
 가지런해진 마음으로
 나의 눈가에는 비가 스쳐 지나간다
 완강하게 거부하는 나의 사랑은 내 야윈 손을
 뿌리치고 바람과 같이 떠나갔다
 어느 길가에 나만큼 버려진 비닐봉지가 날고 있다
 단풍은 내 머리 꼭대기에서만 물들려고 한다
 내 마음은 뿌리 뽑힌 풀처럼 초라해 보인다
 나눠 줄 수 없는 울음을 잠깐 흩뿌리다 만 하늘
 지금은 아주 잠깐이라도
 웃을 수 없는 시기이기에 그저 옷처럼 미소 짓는 것도
 괜히 미안해지기 마련이다
 내 눈가를 스쳐 지나간 비가 굶주린 고양이처럼
 꼬리를 내리고 돌아오는 저녁이 낙엽을 밟으며
 조심스럽게 바스락거리고 있다
 순서 없이 눈물이 지고
 견디기에는 너무 낡아버린 사랑의 밧줄이
 그만 끊어지는 소리인가?
 툭, 일간 신문이 날개도 없이 날아와 발 앞에 떨어지는
 행색이 초라하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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