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하기도 주저하는 까마득한 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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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2-11-06 09:38본문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하기도 주저하는 까마득한 저 달
정민기
밤하늘 바닥에 밤새도록 달이 뒹굴뒹굴하더니
어느새 반쪽이 다 된 얼굴로
별사탕을 잔뜩 움켜쥐고 있다
날개도 없이 날아다니는 달
깊이 파인 볼우물에서 달빛이
힘에 겨운 듯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
걸리적거리는 나뭇가지를
좀 치워줬으면 좋겠어요
바람은 나뭇가지를 저만치 밀어낸다
깊고도 깊은 마음에 머물기도 하고
견딜 수 없이 차갑기도 하고
눈이 휘몰아치기도 하고
얼음이 얼기도 하고
성난 바람이 불어오기도 한다
물고기가 펄쩍 높이뛰기 하기도 하고
너구리가 느린 속도로 달려가고
혼자 정처 없이 걷기도 하고
기러기 아빠가 홀로 울기도 하고
삼나무 꼭대기에 꽃바람 둘러쓰고
새순이 돋기도 한다
달이 가는 방향으로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고
작은 연못에 물이 잔뜩 고이기도 하고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한여름 밤
개구리가 떠나갈 듯 구슬프게 울었지
한결같지 않은 달무리는 아무렇지 않다
기쁜 생을 느껴보기도 하고
씨앗이 머리맡에서 들쑥날쑥 자라는 꿈
알을 낳은 거위가 어디론가 떠나고
서서히 풀리는 얼음
이때다 싶어 옥수수를 심는다
털갈이하는 말의 등을 쓰다듬기도 하고
금세 볼품없이 말라가는 들꽃
뽕나무가 듬성듬성 베어지고 풀이 자라난
옥수수밭을 서성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오래전을 잊고 살아간다
수염을 옥수수처럼 늘어뜨리고
여름 더위가 한 걸음씩 다가오고
부끄러움 없이 갈수록 짙어지는 나뭇잎
짝을 짓는 황소 무리
거미줄을 뽑는 거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뿔을 갈아 녹용으로 사용하는 사슴
앉아 있을 수 없이 울부짖고
열매가 하나둘씩 빛을 머금는다
은빛 물결 뒤척거리는 건조한 달
큰바람이 불어 잎이 다 떨어진다
반달가슴곰의 얼어붙은 반달
달이 있는 곳을 향해
오랫동안 침묵하며 서 있다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하기도 주저하는
까마득한 저 달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정민기
밤하늘 바닥에 밤새도록 달이 뒹굴뒹굴하더니
어느새 반쪽이 다 된 얼굴로
별사탕을 잔뜩 움켜쥐고 있다
날개도 없이 날아다니는 달
깊이 파인 볼우물에서 달빛이
힘에 겨운 듯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
걸리적거리는 나뭇가지를
좀 치워줬으면 좋겠어요
바람은 나뭇가지를 저만치 밀어낸다
깊고도 깊은 마음에 머물기도 하고
견딜 수 없이 차갑기도 하고
눈이 휘몰아치기도 하고
얼음이 얼기도 하고
성난 바람이 불어오기도 한다
물고기가 펄쩍 높이뛰기 하기도 하고
너구리가 느린 속도로 달려가고
혼자 정처 없이 걷기도 하고
기러기 아빠가 홀로 울기도 하고
삼나무 꼭대기에 꽃바람 둘러쓰고
새순이 돋기도 한다
달이 가는 방향으로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고
작은 연못에 물이 잔뜩 고이기도 하고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한여름 밤
개구리가 떠나갈 듯 구슬프게 울었지
한결같지 않은 달무리는 아무렇지 않다
기쁜 생을 느껴보기도 하고
씨앗이 머리맡에서 들쑥날쑥 자라는 꿈
알을 낳은 거위가 어디론가 떠나고
서서히 풀리는 얼음
이때다 싶어 옥수수를 심는다
털갈이하는 말의 등을 쓰다듬기도 하고
금세 볼품없이 말라가는 들꽃
뽕나무가 듬성듬성 베어지고 풀이 자라난
옥수수밭을 서성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오래전을 잊고 살아간다
수염을 옥수수처럼 늘어뜨리고
여름 더위가 한 걸음씩 다가오고
부끄러움 없이 갈수록 짙어지는 나뭇잎
짝을 짓는 황소 무리
거미줄을 뽑는 거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뿔을 갈아 녹용으로 사용하는 사슴
앉아 있을 수 없이 울부짖고
열매가 하나둘씩 빛을 머금는다
은빛 물결 뒤척거리는 건조한 달
큰바람이 불어 잎이 다 떨어진다
반달가슴곰의 얼어붙은 반달
달이 있는 곳을 향해
오랫동안 침묵하며 서 있다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하기도 주저하는
까마득한 저 달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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