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지갑의 줏대(녹슨 기찻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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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지갑의 줏대(녹슨 기찻길처럼) / 淸草배창호
꽃잎이 질 때면
한없이 우아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세월 앞에 속수무책이라는 걸 알았다
갈바람에 굴러간다는 건,
가랑잎이나 하는 짓인 줄 알았는데
철새처럼 처신하는 풍토병이
시대의 변천에도 만연하고 있다
하시라도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지고 하는
생존의 순응에서 아낌없는 찬미를 낳았건만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조차 없으니
까마득히 잊고 살 수밖에 없는
오늘도 기약 없는 긴 이별의 징표 아래
한 닢 꽃의 생애는 묵시적 예를 다하여
주고 가는 여정인데,
아무럼이면 어떨까,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감고 걸어보니
이렇게도 따스한데 품 안에 넣고만 다녔으니
왜 영혼을 팽개치고 사는가,
휘둘리지 않는 대쪽 같은
심지가 참으로 그리운 세상이다
부끄러운 줄 알고나 있을 테지만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노오란 은행잎 우수수 덜어지고
붉게 물들던 단풍잎도 하나 둘 떨어지며
계절은 알아서 찾아오고 떠나건만
인간은 권한만 누리지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그렇게 아름답던 꽃입이 질때 보아도
이 오색찬란한 풍요한 계절에 그렇게 화려한
생애를 끝내고 떠나는 낙엽을 보며 참 세상이
허무함을 느끼지만 그래도 길 떠나는 잎새
하나하나에서 그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시어 하나 하나에서
시향을 느끼는 작품에서 머물다 갑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