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하늘을 보다가 > 시인의 향기

 간밤에 하늘을 보다가


 정민기



 간밤에 하늘을 보다가
 어둠 속 비늘을 반짝거리며 펄쩍거리는
 대어를 보았었다
 아마 쏘가리였던 것 같았는데
 그녀처럼 톡, 쏘아보는 이미지가
 어두운 내 기억으로는 싫지 않았었다
 달에 한가득 쏘가리를 회로 떠서 내오다가
 그만 별빛에 걸려 보기 좋게 넘어지고
 워낙 작은 비늘이기에 더구나 무늬 때문에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른 쏘가리들이 비늘을 한껏 반짝이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고 있었다
 깔깔거리는 마녀 같은 웃음소리에 온 동네
 형광등이 환하게 밝아지며
 있는 고함 없는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고 있었다
 넘어지는 바람에 조각이 난 달은 서녘에서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고 욕쟁이 할머니처럼 욕을
 한꺼번에 꺼내 늘어놓고 있었다
 회는 맛본 적 없어도 입맛을 다시다가
 매운탕이나 맛보자고 은근히 기대를 끓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사랑도 어느 곳에서 그냥 지나치리라》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