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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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정민기
머리에 털모자를 쓰듯
종이에 시를 쓰지 않고 이불을 덮으면
입 안 치아가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기분이었다
질끈 감은 눈동자를 창문을 여는 것처럼
부릅뜨면 그제야 햇볕이 친하게 파고들었다
가을이 울긋불긋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면
겨울은 희디흰 스웨터를 입고 펑펑 울면서 왔다
낮달은 다 식은 찐빵처럼 떠서 다시 데워야 했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햇볕을 실컷 놀리느라 밥 먹는 시간조차 놓친
차가운 바람이 뒤늦게 손을 흔들고 있지만
밥 먹는 시간은 방귀 냄새만 풀풀 날릴 뿐이었다
밤은 한없이 수다를 떠느라 반짝거리고 있다
겨울만 되면 우리들의 털모자는 머리를 사랑한다
대숲으로 들어간 햇살이 나올 생각도 없는지
밥통처럼 쭈그리고 앉아 먼 곳만 바라보고 있다
묶인 개는 묶였는지도 까마득하게 잊고
좋아서 함박눈처럼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다
거리에 서 있는 키다리 가로등마다
사랑스러운 눈빛에 그리움 가득 흩날린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사랑도 어느 곳에서 그냥 지나치리라》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정민기
머리에 털모자를 쓰듯
종이에 시를 쓰지 않고 이불을 덮으면
입 안 치아가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기분이었다
질끈 감은 눈동자를 창문을 여는 것처럼
부릅뜨면 그제야 햇볕이 친하게 파고들었다
가을이 울긋불긋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면
겨울은 희디흰 스웨터를 입고 펑펑 울면서 왔다
낮달은 다 식은 찐빵처럼 떠서 다시 데워야 했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햇볕을 실컷 놀리느라 밥 먹는 시간조차 놓친
차가운 바람이 뒤늦게 손을 흔들고 있지만
밥 먹는 시간은 방귀 냄새만 풀풀 날릴 뿐이었다
밤은 한없이 수다를 떠느라 반짝거리고 있다
겨울만 되면 우리들의 털모자는 머리를 사랑한다
대숲으로 들어간 햇살이 나올 생각도 없는지
밥통처럼 쭈그리고 앉아 먼 곳만 바라보고 있다
묶인 개는 묶였는지도 까마득하게 잊고
좋아서 함박눈처럼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다
거리에 서 있는 키다리 가로등마다
사랑스러운 눈빛에 그리움 가득 흩날린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사랑도 어느 곳에서 그냥 지나치리라》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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