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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 찬 바람 대신에 부르는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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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3회 작성일 22-12-16 12:31

본문

 겨울날 찬 바람 대신에 부르는 연가


 정민기



 가을바람이 이직하고
 육아 휴직했던 겨울바람이 복직한 날
 눈구름 울 듯 그렇게 펑펑 울었다
 낙엽은 점점 골목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담장의 그늘이 우거진 숲에 들어간 길고양이가
 야옹거리다 발밑에서 들리는 바스락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재빠르게 뒷걸음친다
 손을 쓸 수 없도록 차가워진 사랑에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살얼음이 얼고
 낭만을 몰라 실성한 나뭇가지가
 아무 罪 없는 잎을 순식간에 다 떨구고 말았다
 모래사막 같은 별 밭을 낙타처럼 터벅터벅
 걸어가는 달의 눈빛은 강물이 되어 반짝거린다
 강바닥 골목길을 바스락거리며 흐르는 낙엽
 도저히 식별할 수 없이 허물어진 바람의 나이테
 몸짓에 엎드리는 풀잎의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
 너를 떠날 수밖에 없는 나의 변명 같은 사랑
 간이역에 자주 멈추지 않는 기차처럼
 나도 사랑이 추운 이 계절에는 멈추고 싶지 않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사랑도 어느 곳에서 그냥 지나치리라》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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