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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에 팥빵을 먹는 남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72회 작성일 22-12-22 12:01

본문

 동짓날에 팥빵을 먹는 남자


 정민기



 그 남자는 동짓날만 되면 팥빵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물을 한 컵 벌컥벌컥 마셨다
 배에 들어가면 물과 뒤섞여 팥죽이 된다고
 웃어넘겼지만, 그 웃음에는 슬픔이
 덕지덕지 묻어 억지로 떼어내려고 해도
 풀로 붙이기라도 한 듯 떼어지지 않는다
 외출하려고 신발을 신을 때마다 마당을 나서며
 나는 늘 그 생각을 머릿속에 꼭 넣고 다닌다
 행여라도 잊어버리면 길을 가면서 생각한다
 풀밭에 서 있는 소가 혀를 휘두르며
 멀뚱멀뚱 커다란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다
 빵집 진열대에는 부풀기를 멈춘 팥빵이
 정중하게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며
 은근히 자신이 선택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물 흘러가듯 거리를 바삐 지나가는 사람
 그 짧은 찰나에도 팥빵의 눈길은 분주하다
 빵집 앞에 떨어진 부스러기가 부풀어 오를 듯
 낙엽처럼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가로등은 낮 동안 삼켰던 빛을 게워내느라
 환하게 길을 밝히며 얌전하게 서 있다
 팥빵이 있는 골목길로 퇴근하던 구두가
 뚜벅뚜벅 굽신거리며 들어선다
 팥빵 몇 개 사 가야겠다는 부풀어 오르는 생각
 머릿속에 꼭꼭 챙겨 와서 풀어놓는다
 동짓날과 팥은 인연이 깊은 사이라도 되나
 찬 바람이 교차로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방금 내린 눈이 거리를 닦은 듯 깨끗해졌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사랑도 어느 곳에서 그냥 지나치리라》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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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가 동지
모처럼 동지팥죽을 얻어먹어 다행이었습니다
빵 중에 유독 팥빵을 좋아하는데
요즘엔 값도 오르고 팥소도 줄어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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