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강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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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강江 / 정건우
필시 저것은 강의 등일 것이다
흐르는 것들에겐 반드시 곰곰한 생각이 있다
궁리가 서니 행동하는 사람처럼
저 강물도 수백 년 넘게 저마다의 길로 갔을 것이다
몸보다 앞서다가 뒤따르던 고민이
비로소 몸의 행보에 울음으로 화답하게 되는 순간
가라앉게 되는 것이니
강은 바닥에 등을 대고 온몸을 활짝 열어젖힌 채
깨트린 화두 같은 눈물을 고이 받든다
차가움이 깊으면 어는 것이다
머나먼 히말라야 칸첸중가처럼 고고해지는 것이다
찬 것은 본디 맑은 것으로부터 왔던 것
낙수落水가 서러워 사무치도록 명징한 빛깔이어서
떨어지면서도 얼어 가듯이
물속에서 쉼 없이 씻기고
가라앉기 직전까지 헹궈진 생각의 결정結晶들이
온통 강바닥에 대선사의 육신사리처럼 내려앉기에
강은 겸허하게 몸을 뒤집었을 것이다
서슬 푸르게 얼어붙으며
반듯하게 정리된 표면에서 강은
가장 높은 안쪽에 영롱한 보석을 모시고
마음의 짐들이 또다시 가서 닿을 그곳의 수심을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댓글목록
湖月님의 댓글

아 - 정건우 시인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은 겸허하게 몸을 뒤집었을 것이다
서슬 푸르게 얼어붙으며 ~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강물
언 강물 을 이렇게 잘 표현 하셨네요
역시 남다른 시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갈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안 시인님, 건강하시죠?
저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근 1년간을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고요. 모쪼록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뵙기를 또한 바랍니다.
다서신형식님의 댓글

최근들어 정시인님의 깊은 시심에
시마을 방문이 즐겁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어
새해에도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갈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즐감하고 있습니다.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한강 결빙이 예전보다
16일이나 빠르게 찾아왔듯
올 한파는 유독 연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음 따뜻한 사람이 그리워지듯
남은 연말은 따뜻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갈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종종 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