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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정건우
밥 먹는 너의 어깨가
왜 이렇게 내 가슴을 쥐어흔들고 있느냐
탄탄한 자세의 짐승이여
더는 머리를 쳐들지 않고, 조아리지도 않고
가슴만큼 발 벌려 황홀하게 밥 먹는 개
저 자신 지킬 수 있는 중심 반경을
견고하게 만들 줄 아는 저 개
생을 밀고 가는 동력은
여유만만하고 소리 요란하게 끝낸 식사 이후
넬라 판타지아처럼 근사한 여운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너처럼 절박한 것에서 생기는구나
씹지 않고 삼키며 지금 당장 해결해버리는
네 삶의 시급한 갈증
당당한 눈빛으로 먹고 그 포만으로 고개 돌려버리는
네 욕망의 절제된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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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개와 산보하는 날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억매인 삶은 답답할텐데...
이어지는 한파지만 마음 따뜻하니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