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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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 淸草배창호
곁에서 머무는 북풍만큼 매섭기는 할까마는
산등성을 넘어가는 바람이
내모는 대로 바스락거리는
가랑잎 소리마저 처연히도 고요롭다
신이 난 건 오직 덕장뿐인데
그 새 안달하듯
봄 동을 그리워하다니
도사리 움트려면야
두샛바람의 기척이 있어야 하건만
하물며 엄동嚴冬의 재도 넘지 못한
긴긴 겨울밤이 시리도록 섧다고 하는데도
나목이 삼켜야 할 목쉰 바람만 덩그렇게
고난은,
다가올 설렘이 있기에
주고받는 그만치라는 걸
동지冬至 섣달에도 꽃이 피는
동백冬栢의 내밀한 눈부심이
겨울나기의 속 뜰을 피우고
솔가지에 걸린
하현달 아미에도
밤새 서리꽃이 하얗게 피었다
"도사리=
이른 봄에, 밭에서 겨울을 난 묵은 뿌리에서 자라난 채소."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들 하소길 소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서리꽃이 하얗게 핀 솔가지 보노라니
예전 몇 해는 지인이 보내준
대관령 황태 맛이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이어지는 한파 속에 맞이한 새해
계묘년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 함께 하시길 빕니다~^^
정건우님의 댓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듯 선명한 이미지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