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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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살나무 / 정건우
누가 심심해서 내던진 건가?
발음하기도 쑥스러워 죽겠는 저, 저
보라색 티팬티 한 장
아파트 출입구 왼쪽 화단 작살나무 가지에
보기 멋쩍은 앞태로 비스듬하다
잎겨드랑에서 삐져나온 취산화서 꽃들
그쪽으로 목 빼고 오글오글 얼굴 디미는 북새통에
잔뜩 휘어진 나뭇가지가
온통 보라 열기로 야단법석이다
누굴까? 적막하기로 소문난 아파트 3번 통로를
작심하고 불지른 사람
허리 애써 젖히고 이십오 층 빼꼼한 쪽창부터
한층 한층 따져 가며 탐문해 보는데
사람들 얼굴 도통 모르겠다
창마다 걸어 잠근 비밀 천지삐까리다
시히게 비치는 하늘만 볼수록 짙푸르다.
댓글목록
淸草배창호님의 댓글

작살나무"
가지에 걸린
보라색 티팬티,
적막한 아파트 통로에 불 지른 사람,
성공했다는 것에 한 표!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7층 중학교 교장 선생, 과년한 딸이 둘, 한동안 아파트 통로가 수근수근 했고, 이내 잠잠해졌더랬습니다.
그 집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고...
안국훈님의 댓글

이름은 섬뜩하니
작살나무의 열매는 보랏빛이지만
지난 가을 괴산에 가서
희귀하게도 하얀 열매도 만났습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작살나무, 보라색 꽃 취산화서의 대명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