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소원 또 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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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소원 또 빌겠죠
休安이석구
소원 빌었죠
널브러진 차령의 산들
그 언저리 맴돌던 삭풍아
너는 가고 속히 훈풍아 오라고
그런 지성 때문이었나
해마다 봄만 되면
쓰레기 더미 옆 역한 냄새조차도 향기로 알고 자라던 민들레
한결같이 꼭 세 개의 잎만을 달고도 당당하기만 하던 토끼풀
봄기운이 잊지 않고 거들어서인지
지천으로 깔리던 야린 삶들조차
설화산 기슭 가득 늘 행복하기만 했죠
파미르가 흘릴 눈물도 이제는 점점 줄어만 간다는데
다시 만년을 버틸 선 쌓으려면 시간 많이도 걸릴 텐데
소중한 그 선을 쉽게도 허비해버리는 사람들이 야속하기는 하지만
그게 뭔 대수겠어요
쿤룬이든 텐샨이든
아니면 히말라야든
그 서너 개쯤 되는 큰 산맥들이 받드는 파미르인들
마냥 영원할 수만은 없는 것
이지러진 달 차오름을 반복하고
저 하늘 별은 총총
밤만 되면 다시 반짝일 테니
설화산 기슭에 모인 야린 초목들은 여전히
희희낙락, 환의 섭리에 순응하며
그들의 소원 또 빌겠죠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고요하지만 엄정하고 단단하네요.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맑은 것은 찬 것의 다른 이름이고, 이름 있는 것들이 앉았던 자리를 들춰보면 언제나 눈물로 축축하고,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겠지요.
休安이석구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정건우 시인님!!! 문운 기원드립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봄 오면 새싹이 돋아납니다
낙엽은 지면서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던 꽃 피는 봄날은 옵니다
오는 봄이 시샘하랴 건강들 하시길 소원합니다
休安이석구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요. 봄날을 또 오겠지요... 감사합니다 노정혜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