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눈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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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눈雪 / 노장로 최홍종
어젯밤 바람 불고 어둡고 불쌍하였지요
우리는 볼쌍스럽다고 위로하고 있는 사이에
그 사이에 말입니다
양상군자梁上君子님께서 오신 모양이라예
처음에는 그럴 생각도 아니었지만
배 가죽이 등짝에 붙어 아우성이니
뭘 조금 집어 (욕먹을 줄 알지만) 넣고 가지고 허기나 면할까
길 가려 몰래 오셨다가 가신 모양 이라예
그런데 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슬퍼서
깔끔하고 정갈하게 딱하게 사는 것 보고
도둑 심보가 마음심보, 서러움 보따리로 바뀌어
도둑님?의 눈眼이 일을 저지르고 바뀌어
후회의 아픈 발자국만 소리 소문도 없이 남기고
하늘에서 도둑 눈雪이 살며시 허허롭게 오셨다
몰래 사르르 마당에 소복소복
하얀 눈雪이 눈眼이 변해 사랑되어 쌓였다.
아침은 올해 새아침, 새해 아침에 첫눈이 내렸으니
빈집에 소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
뒤안 소마구간에 새끼줄을 휘감고
하얀 도둑눈雪이
행복 눈雪을 가져다주고 가셨네요..
나는 이제 꿈에서 깨어납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지난 초가을 집을 찾아온 냥이 두 마리
먹이 주니 어느 순간부터
양상군자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소리 없이 눈이 내려 행복을 주는 것처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