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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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번 국도 / 정건우
포항에서 강릉까지 울고 간
그 아득했던 마음을 매만지던 파도가 있네
눈물로 돌아선 어깨를 흔들어
파도 앞에 되돌려 놓던 바람도 있는 내 마음의 동쪽
양미리처럼 마른 가슴을 쓸어주었네
마지막으로 토했던 눈물을 바람이 거두고
해안선에서 풍장을 해주었네
별빛 속으로 걸어가는 내 영혼의 발목을 끝없이 받쳐주던
이 광대한 파도와 바람의 길
그대여, 덤불 같은 네 마음의 동쪽 테두리도
어쩌면 단순한 망막함일지도 몰라
사는 동안 마음이 염전처럼 졸아들 때면 그대도
칠 번 국도를 한 번 달려보시라
누군가가 떨구던 눈물로 굳어진 도로에 서 있으면
눈앞은 온통 활주로일 것이다
거기서 그대는 가슴 치며 궁리해 왔던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이륙하여 바람의 등을 타고
안목 등대로 가보시라
갈매기와 파도와 바람이 모인 길 끝 거기에서
착륙하는 마음의 자유를 보시라.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하늘이 써 놓은 구름처럼 가벼운 듯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묘사력에
참으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제가 특별히 두 분께만 댓글을 남기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때문이 아닙니다.
좋은 시에 감탄하고, 그 감탄으로
시를 쓰는 우리 시마을 시인분들의
배움의 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특히 우리 건우 선배님의 시는
새가 날아가는 기상이 돋보입니다.
늠름하고 활달합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시인님의 시를 읽고 바닷바람을 마음 것 마셔 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