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가게 중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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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 중늙은이? / 노장로 최 홍종
좋은 말이 않나온다 코밑의 구멍에서
무슨 말이 이경우를 이길까?
서방인지 동방인지는 쉰도 못 넘기고 황급히 가고
빨강 장갑이 김치를 나무라고 분통憤痛이 휘 휘 젓는다.
이 년은 무슨 팔자인지 백수건달 서방이
무정하게 다 잊어버리고 새끼들 생각 먹고살 생각에
벌겋게 얼른 보기에 아찔한 맛도 있어 보이는데
장례 치르자 며칠 상심傷心 앓아누웠다더니
아주머니의 인상이 범상치 않고 덤비기만 해 보아라
항상 신세타령이고 밑지고 파는 장사라고
감당하기 어려운 하소연이 이 속에 눈물짓고
숨도 쉬기 안타까운 적막이 가게를 짓누르고
쉬운 얼굴로 그냥 보이지 않고 한번 잡히기만 하면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것같이 보이지 않는다.
이건 원가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연신 엄살이다.
눈 아래에서 눈꺼풀위로 까만 아이세도우의 라인이
얼른 보아도 범상치 않아 다가가기 무섭고
별다른 손님이 없이 파리가 훨훨 제 세상이고
다리 몽당이를 분질러 버릴 것 같은 위세다.
일은 언제 하는지 모습을 볼 수 없다.
어중간한 중늙은이는 빼빼 마른 체구에
입만 열면 솔직히 말하면 진정이라지만
곰삭은 깔치 속댕이 젖국냄새가 풀풀 나오는데
세상에 큰 새빨간 거짓말이 이 말 아니던가?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구성진 마당놀이 한 판입니다^^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얼른 보아도 범상치 않"은 시심!
한 주간도 힘내시길,
안국훈님의 댓글

시장에 가면 언제나 생동함을 느끼고
억척스럽게 자리 지키는 상인의 모습을 보노라면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요즘 근거 없는 소리로 염장 지르는 자들이 있어 시끄럽지만...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