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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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간이역 / 정건우
뱃살 때문에 밤마다 좀 걷지요
춘천 여자가 가지런히 웃는다
차라리 며칠 굶으셔요
새벽에 산책하러 나섰다가
그 길로 천 리나 먼 이 갯가를 찾아왔다는
흑니켈 갓등 아래 막내 같은 여자
영천 이씨, 마흔네 살
궁금한 게 많으시니 절박해 보이진 않네요
아시나요?
원치 않는 곳에 나를 두는 일
단호한 손목으로 여자가 세 번째 술잔을 꺾었다
손님이 남긴 술 모조리 털어 마셔도
도로 밍밍해지는 일
비탈에 꼿꼿한 잡초 같은,
여자가 함초롬한 눈초리로 묻는다
그런 걸 아시냐고.
추천1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고드름이 녹는 듯 간결한 시심!
한 주간도 힘내시길,
노장로님의 댓글

여자가 함초롬히 눈을 보이면 늙은이 감정은 어떨까요?
ㅎㅎㅎ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