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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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休安이석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7회 작성일 23-01-16 08:15본문
모가울
休安이석구
초등학교를
국민핵교라 부르던 시절
삶의 앞자락에 선 봉오리들이
고몰고몰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스물두어 채 모가울 언저리를 마구 쏘다녔지
여러 질은 됐음 직한 계곡 품은 뒷동산
한두 아름은 족히 됐음 직한 나무들 사이 누비며
때론 전사가 되고
때론 엄마 아빠가 되고
저만치서 앞발 들어 다람쥐 한 마리 두리번거리면
사방에서 몰아 달리다
끝내, 절벽 높은 구멍으로 눈 기어들었지
마을로 내려선 허탈한 마음
아쉬움에 더듬더듬
초가 처마 밑
작은 구멍마다 드날고
고사리손에 얹힌 어린 참새들은 엄마 짹 아빠 짹
참 안쓰럽게도 울어댔어
끝에서 끝이 겨우
큰 걸음 몇백 보가 다였던 마을
그 작은 터가 고사리 걸음엔 왜 그리도 넓었던지
쏘다녀도 더 쏘다닐 너른 강산 같던
온통 그땐
봉오리들의 놀이터였지
㈜ 모가울 : 충남 논산시 노성면 노티리의 한 마을 이름. 시인의 고향 마을.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가울,
이미지가 선명한 시,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시,
시원하게 잘 감상하였습니다. 정겹네요.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전 인근 모가울이 고향이시네요
어린 시절엔 가까운 숲에 가면
별천지처럼 종일 놀아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