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려온 새벽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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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86회 작성일 23-01-25 16:18본문
잘못 걸려온 새벽 전화 / 정건우
당신도 잠 못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대취한 여자가 울먹거린다
그대가 내 첫사랑이래도, 아니래도 상관없으나
오늘도 무섭게 숨도 안 쉬고
내 말에 제발 면도칼만 들이대지 말아 달라며
이 마약 같은 소망, 세상 끝에 매달 것이라 겁박하는 데,
귀싸대기를 후려갈기는 진눈깨비처럼
창문을 흔드는 바람 따라 섬찟하게 새벽이 오고
또 어디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서릿발을 짓뭉개는 발소리로 지나가길래
알겠다 할 수도 관두라 할 수도 없는 일이라
건너편 세탁소 셔터 올리는 소리 날 때까지 듣다가
그만 나도 서러워졌다
목젖에 잠겨 멎을 듯한 숨결 속에 떠도는 네 아픈 사랑
여인아, 죽기 전에 나도 꼭 한번
누구 손에 쥐여주고 싶었던 내 눈물이다.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못 걸려온 새벽 전화"로
시원하게 퍼 올린 시심의 우물물에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연로하신 부모님 살아 생전
밤에 전화가 오면 혹시나 하며 전화 받게 되던데
한밤중에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아주는 것도
어쩌면 공덕 쌓는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안국훈 시인님.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짠했습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간절함이 멋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淸草배창호님의 댓글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소한 일상이겠으나
살아가는 방식이 사람마다 같지는 않지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