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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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93회 작성일 23-01-27 18:47본문
겨울 꿩
ㅡ 이 원 문 ㅡ
시절의 겨울
그 시절의 겨울
쌓은 짚단 양지에 앉아
앞 산 자락 바라보노라면
비탈 밭 하얀히 내린 눈에 덮혀 있고
때 찾아 오는 꿩 먹이 찾는다
두 서너마리 여기 저기
무엇을 먹고 먹을 것이 어디에 있나
덤불 헤쳐 보아야 아무 것도 없는데
기슭 찾아 오르면 그나마 찔레 열매
또 다른 열매 무엇을 따 먹을까
점심 나절 해 기울면 꼭 찾아 내려온다
부족 했던 시절
고기 먹고 싶은 시절
꿩에게는 미안한 마음
저 꿩을 잡으면 저녁 한 끼니는 거뜬히
어떻게 저 꿩을 무엇으로 잡을까
조상에게 배운 지혜 흰 콩이나 좀 준비할까
저녁 먹은 초저녁 밤
화롯불 가득 담아 놓고
등잔불 밑 양초농 녹아 내리는 저녁
두드린 못으로 뚫어낸 다음
뚫어낸 그 자리에 싸이나(청산가리)로 꼭꼭 채운 다음
녹은 촛농으로 살짝 덮어 꿩의 먹이로 유혹한다
내일은 싸이나(청산가리) 놓는 날
배고픈 꿩 어느 꿩이 그 콩을 먹을까
밭 자락에 돌멩이 주워 여기 저기 올려 놓으면
햇 꿩은 쪼아 먹고 그 자리에서 눈을 감는데
묵은 꿩은 요리조리 굴려 보며 절대 안 먹는다
더러는 어쩌다 눈먼 꿩이 먹고 안녕
이 모두 지혜와 의심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배우지도 않은 묵은 꿩의 지혜일까
무엇을 알고 모를 먹이의 유혹을 뿌리쳤나
경험 아닌 지혜의 묵은 꿩 먹고 싶었을 것인데
모두는 묵은 꿩만이 아는 세상 살이의 지혜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고향에 가면
여기저기 그리 많던 꿩들이
요즘엔 좀체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어지는 한파지만
마음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