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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46회 작성일 23-01-29 12:00

본문

 투명한 유리병


 정민기



 투명한 유리병이 하나 있다
 하늘은 두둥실 떠오른 구름을 담겠지만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를 담겠지만
 날아다니는 새를 담겠지만
 나는, 나는, 투명하게도 담을 것이 없다
 바다는 날렵한 물고기를 담고
 지는 해의 마음 같은 일몰을 담겠지만
 나로서는 두 눈 뜨고도 도저히 담을 것이 없다
 접지 않은 종이학은 마음으로부터 날아가고
 눈이 부신 사랑을 끄러 가는 외기러기처럼
 미련 없이 꺼이꺼이 울고 싶기도 하다
 서둘러 사라지는 안개처럼 짧은 사랑은 가고
 정적을 깨고 펄펄 끓듯 울어대는 까치 한 마리
 금세 오늘은 오지 않을 막차처럼 날아간다
 아직은 마음 담그기가 너무 추운 사랑
 그물을 던지자 거미처럼 달라붙어 펄쩍거린다
 투명해서 마음이 환히 들여다보일 것 같아도
 사람 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기에
 보쌈하듯 둘러업고 가기도 구름 위를 걷는 듯하다
 마주 앉아 밥 한 끼 같이 먹기도 어려운 사이
 실연당한 바람처럼 산사에 오르니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 소리가 바람의 마음처럼 들려오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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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투명한  유리병에 담을 것이없는  시인의  마음이
솔직한  심경이지요. 그러나 담다보면 잘한것도
생긴답니다.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스마트폰이 망가져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귀촌하신 이웃마을 숙박 시설에서 중고 갤럭시노트10 구매 지원해 주셨습니다.
젊은 부부이신데, 정말 인심이 좋더라고요.
자주 챙겨 주시곤 합니다. 20만 원대인데, 오늘(월요일) 출고되면
화요일에 배달될 텐데, 스마트폰 오면 30만 원 입금하려고 하니,
딱 스마트폰 가격만 입금해 달라고 하시네요.

한 주간도 힘내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리병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물병 꿀병 우유병 꽃병이 되듯
그 내용물에 의해 이름이 변하지 싶습니다
다소 풀린 날씨처럼
행복한 한 주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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