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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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05회 작성일 23-01-30 12:16본문
인도 고아에서 / 정건우
지붕에 돌 얹힌 벙커 같은 식당에서
목덜미 가무잡잡한 여자와 난생처음 마주 앉아 밥을 먹네
사십 오도로 덥혀진 아라비아 바닷바람이
흐뭇하게 다리를 휘감는 탁자 밑으로 왼손을 내리고
바라보는 그녀의 깊고 큰 흑갈색 눈망울은 서늘도 하네
허랑한 나는 고집불통의 환경기술자
동쪽 끝 타고르의 고향에서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
서쪽 끝 여기로 왔다는 그녀에게 뜬금없이
시마을 사이트를 구경시켜 볼까?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글쟁이들 모인 곳이라 구라 쳐볼까?
옛 지명을 칼칼하게 잊지 않은 그녀 입에서
카레 향같이 아련한 냄새가 나네
미리 보낸 설문지 답은 안주머니에 접혀 있고
탄소 배출 협약에 대응하는 인도와 한국의 전략적 엠오유
어쩌고 하는 인공 로봇 같은 소리가
어리댈 수 없을 만큼 깔끔한 그녀 입술과 마주하니
문득 연애하고 싶어 지네
타지마할 입구에서 샌들 끈을 고쳐 묶는
늙은 릭샤꾼 부은 발등 얘기로 눈시울 붉히면
그녀, 그 꼼꼼한 내 마음의 행간에 제대로 속아는 줄까?
경제고 나발이고 그딴 익모초 같은 소리
다 때려치우고 연애하고 싶어지는 그녀, 웃어는 줄까?
먹고살 궁리로 만난 더운 바닷가
저나 나나 매한가지로 낯선 땅 이곳 고아에서
진짜로 사람 사는 얘기 하고 싶네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 살기도 한다는
연애 하나 아주 먼 곳에 두고 싶네.
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설레임이 무뎌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애인이 생각납니다
고교시절 첫 사랑
어디서 어떻게 늙으가고 있을까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선 곳에서 만난 인연
풋풋한 감정이 살아있다는 건
여전히 식지 않은 심장이 있다는 것이고
그리움은 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표현이 살아 숨 쉬는 시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