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도 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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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9회 작성일 23-01-31 15:22본문
새우도 깡이 있었다
정민기
터미널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새우깡을 먹는 여자
그녀의 다리에 똬리를 튼 살모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
징그럽게 새우깡을 씹어 먹는 여자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추한
그녀의 그림자를 밟는 것조차 두렵다
가차 없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무작정 버스에
오르는 남자의 뒤통수에 뱀 허물이
옷걸이라도 되는 듯 걸쳐져 있다
눈이라도 지겹게 펑펑 쏟아질 것 같은
하늘 아래
그녀는 남자를 향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한다
버스 차창 밖으로는
기어이 두리번거리며 눈이 내리고 있다
집요하게 늘어선 가로수마다
마라톤 경주라도 열린 듯
열렬히 응원한다
터미널 가까운 곳에 있는 퉁퉁 불어 터진 저수지가
가뭄으로 메말라지자
철새는 인연이 끊어진 것처럼
깃털조차 떨어뜨리지 않는다
그 여자가 씹어 먹었던 새우깡
새우도 깡이 있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유가 참으로 실감나는데, 무엇이 이리도 사무치나요?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운 달이 오니
그리움이 사무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