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을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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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3-02-05 20:42본문
세상 밖을 흐르는 강 / 정건우
일찌감치 이승의 하루 잠을 덜어낸 노인은
아파트 사잇길을 누비고 가는 새벽을 배웅하고 있다
서민아파트 귀퉁이 철제 난간에서
허물어진 아래턱을 양손바닥에 받친 채
자동차 불빛으로 밝아오는 국도를 바라보는 노인
저 넓은 도로가 세상 밖으로 흐르는 강이라 생각한다
신호 바뀔 때마다 출발하는 정지선의 차들
강 건너는 승선표에 도장을 찍은 것이라 생각한다
벌써 몇 달째, 꼬질꼬질한 바지 대님을 다시 고쳐 묶으며
꼭 오리라 믿고 기다리는 내일
감내할 수 있어서 선적해버렸던 젊은 날의 한 짐
그 화물선의 만재 귀항을 갈망하면서
자고 나면 꼭 하루만큼 더 가까이 밀려오는
그 강의 환한 물빛을 기억한다
세상 밖을 흐르는 강은 소리 없이 흘러
아파트 사잇길을 휘돌고 가파른 계단을 거슬러올라
잠든 노인의 고단한 베개 밑에 고인다.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든 노인의 고단한 베개 밑에 고"인 시심이
탁월한 묘사로 깊은 멋이 우러납니다.
감정은 시가 될 수 없는데,
우리들의 마음에 감정이 수북이 쌓이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시는 이런 시대를 묘사로 살려내십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졸 시에 과찬을요. 감사합니다.
예향도지현님의 댓글
예향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우리도 세상 밖을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다 생각합니다
귀한 작품에 함께합니다
포근한 한주 행복 하십시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도지현 시인님.
동감입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거리에 나가보면
예전보다 정지선 지키는 게 좋아졌고
우회전할 때 더 조심하게 됩니다
점차 봄기운 느껴지듯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안국훈 시인님.
홍수희님의 댓글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꼭 오리라 믿고 기다리는 내일
....쓸쓸한 노인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노인은 무엇을 기다릴까요..
세상 밖에 사는 자녀들 온다는 소식이겠지요?
그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겠지 않나 상상해봅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시인님!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홍수희 시인님.
노인이 가족의 손길에 따스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淸草배창호님의 댓글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지
천국이 되었음 희망합니다
이승을
아무리 들어내도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남은 여생이 되길 소망합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격하게 동감합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