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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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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74회 작성일 23-02-08 08:18

본문

 늦추위


 정민기



 추위가 지나갔을 것이라고 착각한 나머지
 옷을 너무 얇게 입고 나온 길,
 낙엽이라도 덕지덕지 누더기처럼 온몸에
 거추장스럽게 붙이고 다닐까?
 맞장구치지 않고 언덕으로 핑계 삼아 내달리는
 구름 서너 송이,
 곁에서 시중들던 나뭇잎을 떠나보내고
 투병 중인 나무 한 그루는 몰골이 앙상하다
 창문을 열자마자 서양화 못지않은
 동양화 한 편이 의젓하게 펼쳐져 보인다
 추위도 잊고 뚫어져라 보고 있으니
 정말 뚫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햇살이 쏟아진다
 바람을 낳은 여자는 보이지 않고
 길에는 벌레 같은 자동차만이 흘러가며 꿈틀거린다
 꽃 피는 3월 기다리다 보면 꽃샘추위가 달려든다
 계절을 거꾸로 타고 가을로 가야 하나?
 하늘로부터 반송된 철새가 저수지에 내려앉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낚싯대를 드리우고
 흘러간 세월을 구기고 새로 다시 쓴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소금 창고에서 날아오른 소금 새 한 마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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